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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작가의 조선 왕조 500년 조선관청기행

조선관청기행은 조선왕조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조선의 행정조직과 관직체계를 박영규작가가 국내 최초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조선관청 사전'이다. 조선왕조의 골격을 행정부터 입법과 사법까지 오늘날의 정부기 관과 비교하며 명쾌하게 정리한 색다른 감각의 지식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는 책 제목을 '기행'이라 표기했지만 '기행'이라 쓰고 '사전'으로 읽는다,라는 말을 쓸 정도로 조선이라는 나라의 골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책이다.

책제목 : 조선관청기행
저자 : 박영규
출판사, 출판일 : 김영사, 2018년

이 책은 조선관청을 궁궐 내부에서부터 궐 밖 육조거리에 이르는 중앙관청과 지방관청으로 나눠 그 모습을 자세히 담고 있다. 녹봉없이 성과에 따라 지급받는 무록관이나 중앙관청의 중심이 되는 궁궐 안 궐내 각사의 내명부와 내시부는 홍미롭게 다가온다. 비서실인 승정원이 기록한 승정원일기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 사실도 이채롭다. 그밖에 학문을 위한 기관으로는 집현전, 홍문관과 예문관, 춘추관도 등장한다. 궐 밖의 육조거리에는 이조, 호조, 예조, 병조, 공조, 형조의 집행기관이 존재했는데, 이는 현대의 행정조직과 많이 닮았다. 이조는 문관들의 인사권을 책임진 곳인데 당시 왕권을 지키고자 정치적인 희생과 억울한 죽음도 많았으며, 신하 가운데서도 정치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정쟁도 심했다. 호조는 현재의 기회재정부, 예조는 교육부, 외교통상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의 역할을 했으며, 병조는 국방부, 형조는 법무부, 공조는 국토부와 산림청에 해당하는 일을 맡았다. 그 밖의 주요 중앙관청 중에는 사역원이라는 통번역 전문관청이 있는데, 지금의통역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역관을 길러내는 곳으로 당시에도 주변 국가의 언어였던 중국어, 몽고어, 일본어, 여진어 교육이 중요하게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박영규 작가의 조산 왕조 500년 조선관청기행
관청에 대한 각각의 설명과 도표,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읽는 내내 눈을 반짝이며 읽었던 책이다. 책은, 중앙에서부터 지방까지 궁궐대문을 열고 나가 육조거리로 이동해 지방으로 내려가는 과정을 상세하고 세밀하게 보여준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뿌리 깊은 한 역사의 현장을 몸소 둘러보고 온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지식에 목마른 나를 신천지로 인도하는 또 다른 지식창고인 셈이다.

이 책은 행정조직들을 자세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는데, 저자가 후기에서 언급한 것처럼 일종의 사전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목차에서 책이 다루는 내용을 체계적으로 짚어 놓아서 색인이 없어도 원하는 내용을 바로 찾아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다. 지나간 우리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잘 전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에 철학을 엮어 지금의 역사를 새로 쓰는 것으로 이어지는 철학이 가미된 역사 공부와 미래역사에 대한 길을 안내하는 소신도 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조선관청기행을 본격적으로 책을 살펴보려면 뒷표지를 빼놓을 수 없다. 책에서는 '조선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조선의 관청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관청에 대한 사전적 정의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경찰청, 시청, 세무서 등의 예시를 들어 말하고 있다. 그리고 각 관청을 설명하면서도 오늘날 그 역할을 맡은 행정조직까지 자세히 들려준다. 책을 읽으면 곳곳에 그런 저자의 배려들이 눈에 띈다.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과 왕조국가 조선은 정치의 기본원리는 다르지만, 큰 줄기는 같다고 볼 수 있다. 권력을 정당화하여 영토와 인구를 통치하는 '국가'라는 점이다. 국가는 추상적인 힘인 권력을 제도로 구체화 하는데, 국가가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바로 행정조직이다.

행정조직은 관공서, 곧 관청이다. 우리가 관청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조선 500년 역사를 꿰뚫는 근간이기 때문이다.이 책에서는 실록사가로서 저자의 치밀한 분석과 고증, 역사 대중화의 기수로서 통찰력 있는 해석과 풍부한 사료가 담겨있다.

관청이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고 관리들이 어떻게 일했는지 살펴보면, 조선의 국가경영시스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읽다 보면 느끼는 것은 바로, 조선이 500년 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이고 정밀하게 행정체계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두 번의 전쟁 난리통에서도 조선은 다시 우뚝 일어섰고, 비록 일본의 침략으로 강제점령 당했지만, 이들 관리들이 남긴 기록들을 통해서 조선왕조가 어떻게 행정을 유지했는지를 세밀하게 알 수 있었다.

국가를 사람의 몸에 비유한다면 관청은 인체를 지탱하는 골격에 해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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